■ 상수접대법 8

8. 상수의 강압적인 봉쇄를 분쇄하자!

상수들이 무리하고 강압적인 수법으로 하수의 돌을 봉쇄해 겁을 주려는 태도로 나오는 경우, 그 목적은 대체로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삶을 위협하면서 봉쇄해 하수가 어이없는 실수를 범하면 송두리째 잡아 버리자는 것입니다. 이것은 꿩먹고 알먹자는 음흉한 속셈이죠. 그리고 다른 하나는 봉쇄를 뚫고나오도록 유도해 사석작전을 쓰면서 막강한 세력을 쌓자는 것입니다. 이건 그래도 뜻이 순수(?)합니다.

그 어느쪽이거나 하수로서는 상수에게 봉쇄당해 그 속에서 조그맣게 웅크리면서 삶을 얻어서는 기분이 매우 나쁩니다. 그 와중에 엄청난 두터움을 허용할 테니, 상수는 회심의 미소를 지을 것입니다. 물론 하수의 돌이 몽땅 잡힌다면 그것은 더욱 말도 안되겠죠.

어쨌든 하수는 상수가 봉쇄하려고 나선 목적을 잘 살펴, 상수의 뜻대로 해주지 않겠다는 반발정신을 갖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번 주도 석점 접바둑입니다.

우상귀가 초점입니다. 백1로 걸치고 흑2의 한칸 응수 때 백3으로 바짝 육박한 것은 좌상귀 쪽에 백의 원군이 있을 때 쓰는 적극전법. 이 바둑에서는 흑4의 협공이 안성맞춤인 까닭에 백이 좋을 리 없습니다.

백5 ·7은 강압적인 봉쇄작전으로 상수의 횡포라 할 수 있겠습니다. 목적은 이곳 일대에 거대한 세력을 쌓아 우변에 대모양을 건설하려는 것이겠죠.

여기서 마음 약하게 흑A나 B로 움츠러드는 것은 백C로 잇게 해 세력을 허용하므로 좋지 않습니다.

상수의 무리를 응징하는 강력한 대응책이 요구됩니다.

1도(정수이지만 백이 엷다)

　본래 장면도의 백5로는 본도 1에 뛰는 것이 정수입니다.

그러면 흑도 2로 뛰어나가게 되겠죠.

이 다음 백3에 흑4(배석에 따라서는 날일자로 받는 것도 좋음)로 받고 백5, 흑6이라는 진행이 예상됩니다. 이것은 백쪽이 좀 엷고 우상귀 흑은 별로 위협을 받을 만한 돌이 아니므로 흑으로서 만족할 만한 결과입니다.

이것을 꺼려 상수는 장면도 백5 ·7의 강압적인 수단을 들고나왔다고 봐도 좋겠죠.

2도(흑, 망하다)

　흑1로 나가고 3에서 5로 단수하는 것은 초보자가 범하기 쉬운 속수로 상수가 바라는 바입니다.

계속해서 흑7로 단수하는 것은 악수. 백8 다음 흑은 마땅한 수가 없습니다.

9로 따내면 백10·12로 막혀 완전봉쇄를 당하고 맙니다. 이것은 흑이 망한 결과.

우상쪽에 쌓은 백의 대세력이 우하귀와 조화를 이루어 이상적인 모양을 건설하고 있음에 주목하십시오.

3도(흑, 득보다 실이 많다)

　그렇다고 전도 9로 본도 1에 밀고나가는 것 역시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없습니다.

백2의 두점머리 두드림에 흑은 눈물이 나올 것 같네요. 흑3 · 5는 두기 싫은 수이지만 울며겨자먹기. 결국 흑7에 이을 수밖에 없을 때 백8의 꼬부림이 기분좋은 수. 10까지 막혀서는 우상귀의 실리가 제법 크다고는 해도 득보다 실이 많습니다.

이 결과도 백이 유리합니다.

4도(흑, 대책이 없다)

　흑1쪽으로 나가고 백2에 흑3으로 끊는 것도 신통치 않습니다.

백4로 단수하고 6에 따라붙는 것이 상수가 준비한 타개책입니다.

흑7의 끊음이 강수처럼 보이지만 실은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경솔한 행동입니다.

백8로 뻗으면 흑은 대책이 없는 것입니다. 다음 백A의 장문과 백B의 축이 맞보기이기 때문이죠.

5도(정확한 대응책)

　흑1쪽으로 나가고 3에 끊는 것이 정확한 대응책입니다.

만약 여기서 백4로 뻗는다면 흑은 5로 무식하게 뚫고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백6이 부득이할 때 흑7에서 9로 계속 돌파해 백 한점을 접수합니다.

우변 백의 모양이 크긴 하지만 상변 흑의 실리와는 비교가 안되므로 흑이 크게 우세한 결과라고 판단됩니다.

6도(흑, 망한 결과)

　그러므로 전도 백4로는 본도 1에 뻗는 것이 절대수입니다.

그러나 다음 흑2로 단수하는 것은 실착입니다. 백3 다음 좋은 수가 없음은 2도나 3도와 마찬가지입니다. 백13까지 막강한 세력을 허용해서는 흑이 망한 결과입니다. 10으로 A에 이으면 3도와 비슷한 결과가 됩니다.

또 수순 중 4로 B에 잇는 것은 백A로 봉쇄당해 역시 흑이 나쁩니다.

7도(흑1·3, 연속되는 맥점)

　전도 흑2로는 본도 1에 건너붙이는 것이 맥점입니다.

백2의 젖힘에 흑3의 되젖힘이 또 맥점으로, 이 수만 알고 있으면 백은 낭패를 면치 못합니다.
백4 · 6 · 8로 욕심을 부리는 것은 무모한 수로, 흑9 이하의 죄어붙임이 통쾌하기 짝이 없으며 15로 백 석점을 공략하면 백은 살기에 급급하겠죠.

따라서 백2로는 10에 몰고 흑8을 허락하는 정도이니 백의 강압적인 봉쇄작전은 실패로 돌아갑니다.

8도(백1, 무리한 도전)

　전도 백8로 본도 1에 밀어오는 것은 무리한 도전으로, 흑은 전혀 두렵지 않습니다.

2 이하 4로 막아 버리면 이 백은 움직일 수 없습니다. 백5 이하 11로 트집을 잡아 보려고 해도 흑12·14로 강력하게 잡으러가는 수가 성립하는 것입니다.
물론 수순 중 백9로 10에 젖혀서 꼬리를 떼어주고 귀살이를 하는 수가 낫겠지만 그래도 백이 망한 결과임을 부인할 수 없겠죠.

9도(백에게 철퇴를 내려치다)

　백1쪽을 밀어 변화해 오는 것 역시 무리한 행동입니다.

흑2가 호수. 축을 방비해 부득이 백3으로 지켜야 하므로, 거기서 흑4로 꼬부리면 백은 응수가 궁합니다. 백5 이하 9로 삶을 꾀해 오면 흑은 10 이하 14로 철퇴를 내려칩니다.

수수는 좀 길지만 20까지 보듯이 수상전은 백이 안됩니다.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수순 중 흑16은 중요한 수입니다. 만약 이 수로―

10도(상수의 주문)

　덜컥 흑1로 내려섰다가는 큰일이 납니다.

상수는 ‘옳지, 걸려들었지’하면서 백2로 끼울 것입니다. 흑3·5는 내친 걸음이지만 백6의 단수 다음 8의 마늘모가 교묘한 맥점이어서 흑이 망하고 맙니다.

설마 흑9·11로 백을 잡았다고 착각하시는 분은 없겠죠? 백12의 일격으로 흑이 꼼짝못함을 확인하십시오. 또 9로 11에 붙이는 것 역시 백12를 당해 응수가 없습니다.

다음 강의 시간엔 ‘근거를 빼앗는 치중수 대책’이라는 주제로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