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초보 바둑 입문

15. 장문으로 잡기

포위하면 잡힌다

처음에 바둑을 배우면 상대방 돌의 활로를 메워 잡는 수법에 재미를 느끼게 되어 누구나 활로를 메우는 데 급급하게 됩니다.

그런데 대체로 활로를 바로 메워 잡으려고 하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잡는 것보다 달아나는 것이 훨씬 더 쉽기 때문이죠.

오른쪽 모양에서 흑이 자기 돌을 끊고 있는 백돌 한 점을 잡으려고 한다고 합시다. 어떻게 두어야 할까요?

1도(바로 몰면)

흑1의 축으로 모는 것은 중앙 부근에 백돌이 있어 실패하고 맙니다.

백2로 나올 때 흑3 이하의 축으로 계속 몰아도 백8까지 중앙 돌과 연결되어 흑이 망하게 됩니다.

축머리에 상대방 돌이 있을 경우에는 절대로 몰지 말아야 한다고 배웠지요.

2도(역시 축머리)

흑1 쪽에서 단수하는 것도 역시 중앙의 축머리 때문에 잘 안 됩니다. 백8까지 축으로 몬 돌이 달아나고 나면 흑은 양쪽이 단점 투성이여서 곤란하기 짝이 없는 모양이 됩니다.

이와 같이 돌을 단수하여 잡으려고 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 돌을 반드시 단수하여 잡으려는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3도(씌워서 포위한다)

이 모양에서는 바로 단수를 하여 잡으려고 하지 말고 흑1로 씌우는 수가 좋습니다.

이렇게 씌우면 백돌은 포위되어 달아나지 못합니다. 달아나지 못하면 그 돌은 잡히게 되겠죠.

이와 같이 씌워서 잡는 수법을 '장문'이라고 합니다.

4도(탈출 불가능)

흑1의 장문에 백이 달아나는 수는 없습니다. 백2로 달아나려고 하면 흑3으로 막아 단수를 합니다. 더 이상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백2로 아래쪽으로 달아나려는 것도 역시 포위되어 안 된다는 것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5도(문제)

조금 어려운 장문을 활용하여 돌을 잡는 방법을 공부하기로 합니다.

오른쪽과 같은 모양에서 흑이 백 두점을 잡으려고 합니다. 성급하게 잡으려는 것은 잘 안 되며, 위에서 배운 장문을 응용해야 잡을 수 있습니다.

잡는 방법을 생각해 본 후 아래의 설명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6도(실패)

흑1과 같이 메워서 잡으려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이것은 백2로 달아나 실패. 다음에 백을 잡는 수단이 없습니다.

흑1과 같이 직접 활로를 메워 잡는 수법이 잘 안될 때가 많다고 했는데, 초심자들은 이렇게 메워 잡는 수법에 의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7도(메우는 것은 실패)

흑1에 두어 백을 잡자고 하는 것도 역시 안 됩니다. 백2로 달아나고 나면 도저히 잡을 길이 없습니다.

이렇게 백이 달아나면 흑돌은 양쪽으로 분리된 돌이 되어 오히려 위험해집니다.

흑으로서는 이런 위험을 피하여 백 두점을 반드시 잡아야 할 입장입니다.

8도(장문으로 씌운다)

흑1로 씌워 포위하는 것이 이 경우 백 두점을 잡는 유일한 수.

이것으로 백 두점을 달아날 길이 없습니다.

흑1도 역시 장문입니다. 흔하게 사용되는 수법이므로 반드시 기억을 해 두어야 합니다.

9도(탈출은 불가능)

흑1의 장문에 백2와 같이 달아나려고 하는 것은 흑3으로 막아 안 됩니다.

아무리 달아나려고 발버둥쳐도 그물에 걸린 물고기처럼 달아날 수가 없습니다.

흑1의 포위에 백이 달아나는 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확인해 보십시오.

10도(포위하면 잡는다)

지금까지 상대방의 돌을 포위해서 잡는 '장문'에 대하여 공부했습니다.

여러분이 장문을 잘 익혀둔다면 실전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오른쪽과 같은 모양에서도 흑1에 장문 씌우는 수가 얼른 떠오를 것입니다.

장문 수법과 함께 돌을 포위하면 잡을 수 있다는 원리도 이해해 두시기 바랍니다. 겸하여 알아두실 것은 아무 때나 장문이 되는 것은 아니며 모양상 씌워 잡는 수가 성립될 때 써야 한다는 점입니다.